통기타 : 김종양

글쓴이 : 김종양
등록일 : 2019-08-16
조회수 : 103
목록으로
노래하면서 버스킹하고 싶은데 기타 추천 좀 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김종양선생님.

노래하는 버스킹을 목표로 기타를 배우고 있는 수강생입니다. 초급하고 중급까지는 들었는데 사실 제가 하고 싶은 기타는

1) 노래를 하면서 리듬스트로스에 기반한 기타를 반주로 하는 형태입니다.

2) 키를 바꿔가면서도 연주에 필요한 코드를 자연스럽게 암기할 수 있는 수준 정도의 기타입니다.


사실 중급까지 들은 결과로는 고급이나 편곡까지 섭렵하지 않더라도 버스킹을 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 거 같은데...선생님의 고언을 듣고 싶습니다. 혹시 한번도 버스킹해보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버스킹 하는 방법(장소, 준비물 등)을 강의하는 곳은 없나요?


그리고 버스킹하는데 괞찮은 기타를 추천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Crafter기타를 6년전에 50만원 주고 구입해서 쓰고 있는데...아무래도 기타도 오래되면 소리가 좋지 않은 거 같아서 이참에 하나 구매하고자 하니 적절한 기타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버스킹이라는게 어떤 정해진 형태가 있는게 아니잖아요? 누가 됐든, 뭘 하든, 실력이 얼만큼 되든 관계없이 길거리에 나가서 그냥 연주나 노래 등을 하면서 지나가는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버스킹입니다. 우리말로는 '길거리공연'이죠.


일단 목표점을 분명히 적어주셨는데요, 적으신대로라면 당장이라도 기타들고 나가서 연주하고 노래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코드반주가 자연스럽게 되는 상황이라면 뭘 더 고민하실 필요는 없죠. ㅎㅎ 물론, 기왕 하시는 것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좋은 연주와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것이 공익적(?ㅎㅎ)일테니 연습을 더 많이 하셔야할텐데요, 그 연습이라는 것의 목표점이 굳이 많은 기타테크닉을 연마하는 쪽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기타연주자로 버스킹을 하시려는 게 아니고 노래를 위한 반주정도니까요.


고급이나 편곡편 내용들.. 알면 좋겠지만 굳이 당장 필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현재 요구되는 건 보다 많은 테크닉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할 줄 아는 테크닉을 보다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메인인 노래를 자연스럽게 받쳐줄 수 있도록 기타연주를 안정화시켜야죠.


스트러밍의 표현력을 기르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단순히 패턴을 칠 줄 안다는 정도가 아니라, 노래연습을 하듯 스트러밍의 다이나믹을 조절하고, 악센트를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해줘야합니다. 다 초급에 담긴 내용인데요, 사실 좋은 목소리로 안정적인 노래를 할 수만 있다면 기타는 뭘 해도 상관없잖아요? 따라서, 뭔가 확 가는 연주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노래의 감정선을 잘 따라가며 받쳐줄 수 있는' 안정된 기본기를 닦는 것에 초점을 두고 연습해보세요. 물론 이 수준이 그리 간단한 건 아닐 수 있습니다. 많은 연습과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죠. 어쨌든, 요점은 새로운 것을 더 배우려고 하는 것보다는 할줄 아는 연주를 더 연마하라는 것입니다.


버스킹 장소...글쎄요. 자신이 좀 있으시다면 사람이 많은 곳에 가서 무작정 덤벼보시고, 그게 아니라면 자신에게 익숙하면서 인파가 그리 많지 않은 곳을 골라서 조금씩 경험을 늘려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얻으시려면 아무래도 동호회가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버스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카페가 있더라구요. 이 곳 뿐만 아니라 여러 버스킹 동호회를 통해 정보를 공유받아보세요. 제가 여기에서 몇 자 적는 것보다 훨씬 더 양질의 정보들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준비물.. 간단히 생각하면 기타만 들고나가서 하면 되겠지만 요즘은 또 그게 아니죠. 소리증폭을 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면 '앰프, 기타케이블, 마이크, 마이크케이블, 마이크스탠드, 보면대, 전원공급장치(보통은 배터리)' 정도를 준비해야 할겁니다. 그 외에도 홍보용 도구들이라던지, 돈 받을 통(기타케이스도 하나의 옵션), 장비 이동할 가방이나 수레, 갑작스런 날씨변화에 대응할 도구 등등 뭐 생각나는대로 적어도 벌써 많네요. 필요에 따라, 장소에 따라, 원하는 공연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일테니 역시 동호회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기타는 오래되었다고 해서 악기가 나빠지거나 하진 않습니다. 관리가 안된 채로 오래될 경우 나빠지는 것이지, 연주를 꾸준히 하면서 관리를 잘 해주면 시간이 흐른다고 품질이 나빠지거나 할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구입당시 50만원대의 기타였다면 상판 정도는 원목을 사용한 모델일거라 추측되는데요, 원목악기는 잘 관리하면서 사용하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있는 소리를 내주기 마련입니다. 새 기타를 사려고 맘 먹으셨다면 물론 사시는 것이 기분좋겠지만, 기존 기타도 지속적으로 충분히 관리해주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먼저 구입처나 가까운 수리점에 가셔서 악기셋업을 받아보시고, 상태가 안정적이라 판단되신다면 새 기타를 사시는 것보다는 여타 다른 장비들 구입에 투자하시는 편이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길거리연주라는 것이 악기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비일비재하다는 것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기분으로 새 악기를 사서 나갔는데 금방 상해버리면 슬프잖아요? 경험을 해보시면서 차차 필요를 따져보며 구입하시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악기 추천은 예산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생각하시는 범위를 먼저 알려주셔야 뭐라도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답변드리겠습니다.

언젠간 길거리에서 연주하는 모습으로 뵐 수 있길 기대해볼게요!!

화이팅!